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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수 293
조회 수 : 2979
2012.11.01 (23:47:00)

[한겨레]

 

토요일 오전 10시, 소통법 배우는 사연
애니팡 하트 보내고 게임도 같이 해봐



“자녀의 방이 엄청 어지럽혀져 있습니다. 어떤 반응을 하실 건가요?”
한국지역사회교육협의회 부모교육책임지도자 최선희 강사가 질문한다.

“엄마 어디 가셨냐?”
한 아버지가 이렇게 답하자 주변에서 “우~”하는 아유가 들린다.

“너무하네요. 저렇게 말했다가는 아이들이 무슨 일이 일어나도 다 엄마 탓을 하겠네요.”
한 엄마가 정색하며 고개를 내젓는다.

“아…. 이건 뭐, 제 사례가 아니라 이렇게 해선 안 되겠다는 의미로 말한 겁니다.(웃음)”
아까 그 아빠가 멋쩍어하며 둘러댄다.

지난 10월20일 토요일 서울 양천구 신월동 강월초등학교 2층 보건교육실. 오전 10시가 되자 부부 여덟 쌍이 모였다.

청바지에 운동화 차림. 어떤 학부모는 머리도 채 못 말리고 나왔다. 이날은 이들이 모여 강의를 들은 지 일곱 번째 되던 날.

이 학교 아버지회 소속 아빠들과 이들의 아내들은 지난 8월25일부터 ‘행복한 우리 집 만들기를 위한 아버지 학교 프로젝트’

강의를 듣는다. 서울시 여성발전기금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한국지역사회교육협의회가 진행하는 프로그램이다. 이날 수업은

총 8차시 가운데 7차시. 다음주면 강의가 끝나기 때문에 모두 아쉬워하는 분위기였다.

교육에 참여하는 이들은 우리네 평범한 아빠, 엄마들이다. 특별히 교육에 관심이 많다거나 엄청난 사명감이 있어서

수업을 들은 건 아니다. 박미경(39)씨는 “올해 목표가 남편을 변화시키자는 거였다”며 “아내가 얘기하는 것보다 프로그램을

통해서 아버지 대화법, 태도 등을 배우면 좋겠다 싶어서 해보자고 권했다”고 했다. 요즘 박씨는 음주가무로 금요일 밤을 보낸 뒤

잠든 모습 그대로 월요일 아침을 맞이하던 남편이 달라지는 모습을 보는 중이다. 남편 이청우(39)씨는 멋쩍어하며 “아이들한테

어떤 행동을 제지시킬 때 ‘하나! 둘! 셋!’ 외치면서 겁주던 버릇이 고쳐지고 있다”고 했다.

강의는 다른 이의 감정을 보고 소통하는 법, 가족문화를 바꾸는 법 등에 방점을 찍는다. “화장실 불 꺼!” “텔레비전 안 끄면 확 부숴버린다!” 소통에 익숙한 엄마들과 달리 아빠들의 표현은 서툴다. 마음은 그렇지 않은데도 표현이 엇나가기 일쑤다. 최선희 강사는 “‘어떤 말을 하느냐’보다는 ‘어떻게 말할까?’에 초점을 두고 말하라”며 “예를 들어 아이들은 ‘화장실에 불이 켜져 있네’라고 말하면 불을 끄려고 움직인다”고 설명했다.

아빠들이 소통법을 ‘훈련’해야 하는 이유는 상대적으로 대화와 소통에 서툴다는 남자들의 특성 때문이기도 하지만 아빠 세대가 지시에 익숙한 권위적인 아버지상을 미덕으로 삼고 있던 탓도 크다. 하지만 시대가 변하면서 아이들이 원하는 아빠상도 달라진다. 최 강사는 “우리 전통문화에서는 표현을 안 해야 멋진 아빠였는데 아이들은 영화나 외국 사례 등을 통해서 자상하고 부드러운 아빠상을 만난다”며 “과거 아빠 문화가 새로운 문화를 수용해주고 각도를 달리하는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했다.

가정에서의 아빠 역할과 대화법이 단번에 바뀌긴 어렵다. 일단, ‘아빠 노릇’을 공부하면서 기존의 아빠상이나 역할을 다시 생각해보게 되는 게 중요한 첫단추다. 대안학교인 독수리학교에서도 부모교육 차원에서 아버지 교육을 실시한다. 학부모 신광영(46)씨는 “보통 아빠들처럼 아빠라면 경제적인 책임을 지고, 엄마는 좋은 학원을 알아봐야 한다고 생각한 부분이 있었는데 학교로 아버지 교육을 받으러 다니면서 나도 아이들과 함께 학교를 다니며 뭔가를 새로 배운다는 기분부터 느끼고 있다”고 했다.

경기도 광주에 사는 김인수(44)씨는 얼마 전 고2 아들한테 문자를 받았다. 아들은 여자친구랑 사귄 지 이틀이 됐다며 하트 모양으로 편집한 사진을 보냈다. 많은 아빠들은 “이것이 공부는 안 하고 뭐하는 짓이냐?”고 소리치지만 김씨의 반응은 “뿌듯하고 감격스럽다”였다.

“누가 아빠하고 이런 문자를 주고받겠어요. 받은 순간, 기분이 묘하기도 하고 굉장히 좋았습니다. 좋은 대학에 가거나 좋은 곳에 취직해야 자랑스러워들 하는데 저는 그런 것 이상으로 ‘내가 아이를 잘 키웠구나’ 하는 뿌듯함이 생기더군요. 제가 아이한테 그만큼 친구처럼 편안하고, 모든 걸 나눌 수 있는 아빠라는 의미잖아요.”

요즘 시대 ‘아빠의 자격’에서 ‘놀이’는 매우 중요한 매체로 손꼽힌다. 김씨가 아들과 이렇게 친구 같은 관계를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두 아들과 어릴 때부터 일상에서 가능한 놀이들을 많이 해왔기 때문이다. ‘아빠와 추억 만들기’라는 모임에서 활동하면서 각종 놀이 정보도 접하고 ‘무인도 체험’을 해봤던 기억은 아직도 생생하다. 엄마 없이 아이들을 데리고 무인도에 가서 아무것도 주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밥도 해먹고, 놀이도 해봤다. 김씨는 ‘자녀와 목욕 잘 하는 아빠’로도 통한다. 아빠만의 목욕놀이 방법도 있다.

“아이한테 비누를 묻힌 다음 제 등에 업습니다. 아이 몸에 있는 비누가 제 몸에 묻게 몸장난을 치는 거죠. 제 몸으로 미끄럼틀을 타게도 하고요. 근데 아이가 다치지 않게 조심해야 합니다.(웃음)”

김씨 가정에서 엄마는 상대적으로 엄한 존재다. 이렇게 역할을 설정한 데는 이유가 있다. 김씨는 “아빠는 엄마보다 많은 시간을 함께하지 못하기 때문에 악역을 맡아서 혼내고 나면 오해가 생기고, 결국엔 풀 시간이 없어지면서 골이 깊어진다”며 “상대적으로 엄마는 같이하는 시간이 많기 때문에 엄마가 왜 화를 내는지 오해도 풀고 엄마의 속내를 받아들일 여유가 있다”고 했다.

초등학교 때까지 자녀와 놀이 활동을 많이 해온 아빠들한테는 자녀가 사춘기를 맞이했을 때 특별한 고민이 찾아오지 않는다. ‘아빠와 추억 만들기’에서 활동한 임대순(47)씨의 경우는 두 자녀와 어릴 때 여행을 많이 다니면서 여러 가지 추억담이 많다. 임씨는 “덕분에 다른 집 아이들 같으면 친구들과 약속이 먼저일 텐데 지금도 주말이 되면 ‘아빠. 이번 주에는 가족들 어디 갈 계획 없나요? 있나 보고 친구들 약속 잡으려고요.’ 이렇게 묻는다”고 했다. 사소하지만 임씨한테는 자녀와 소통하는 대화의 기술도 있다. 임씨는 “‘아빠! 저 상 받았어요.’ 이렇게 문자가 오면 그냥 덤덤하게 넘기는 게 아니라 ‘그러니? 바로 사진 찍어서 보내!’ 이렇게 말한다”고 했다.

“사소한 거지만 이런 걸 통해 아이들한테 얘기를 건네고 싶고, 놀고 싶은 아빠로 자리매김을 하는 겁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아이가 탈선하긴 어렵겠죠. 아이가 사춘기를 특별한 고민이나 일탈 없이 보냈는데 아마도 제가 친구 같은 관계를 유지한 덕분인 것 같습니다.”

많은 아빠들이 아이들한테 ‘게임 계속하면 게임기 던져버린다!’고 소리를 지르지만 자녀와 잘 소통할 줄 아는 아빠들은 자녀한테 오히려 게임을 배운다. 김인수씨는 “게임에 푹 빠져 있는 순간에 문 열고 들어가서 ‘그만 못 끄냐!’고 소리를 질렀을 때의 마음을 나도 알게 됐다”며 “같이 하면서 ‘어디까지 하면 되겠냐?’고 물으면 아이 스스로 15분만 하고 끝내겠다고 자제할 수 있는 때를 얘기하더라”고 했다.

최근 ‘아버지 교육’은 지방자치단체나 학교 차원에서 주목하는 부모교육 분야다. 엄마 대상의 교육이 자녀의 학습이나 진로에 머문다면 아빠 대상의 교육은 가정의 체질을 근본적으로 개선하는 단초를 제공한다는 특징이 있다. 전문가들은 “아버지 교육의 효과는 부부가 함께했을 때 배가 된다”고 입을 모은다. 강월초 학부모 김진성(43)씨는 “기본적으로는 아이를 위해서 듣는 것이지만 대화법 공부를 통해 성격유형에 대한 파악도 해보기 때문에 부부 사이의 대화 문제, 관계 개선에도 도움이 되더라”고 했다.

노원구 건강가정지원센터에서 아버지 교육을 받은 신영철(40)씨는 “결혼 10년 동안 아내와 크게 싸워본 적이 없었는데 프로그램을 통해 부부상담, 집단상담 등을 해보면서 우리 부부 사례가 눈 마주치면 싸우는 부부 사례보다 더 위험하다는 얘길 들었다”며 “흔히 말하는 무뚝뚝한 아빠에서 아내 그리고 아이들과 얘기를 많이 나누는 아빠로 달라지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김청연 기자 carax3@hanedui.com

 

[원문 보기 http://www.hani.co.kr/arti/society/schooling/557912.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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