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성 독립심을 가진 아이로 키우기/홍준표
1. 자율성 독립심이란?
아이들은 어미를 자기 곁에 붙잡아 두고 떨어지지 않으려는 노력을 부단히 계속하는 반면이상하게도 또 한편으로는 어머니로부터 멀어져 혼자서 세상을 탐색해 보려는 끊임 없는 욕망을 보이기도 한다.
다음과 같은 흥미있는 연구가 있었다. 생후 12개월에서부터 시작하여 6개월 간격으로 9개의실험집단을 구성한 다음, 각 집단에 모-자 6쌍씩(남아 3명, 여아 3명)을 배정하였다. 실험은울타리가 없는 넓은 잔디밭에서 실시되었다. 잔디밭 한 쪽에 의자를 하나 마련해 놓고 어머니와 아동 한쌍씩 등장시킨 다음 어머니는 의자에 앉아있도록 하고 아이는 자유롭게 돌아 다닐수 있도록 하였다.
이런 조건하에서 연구자들은 각 연령층의 아이들이 어머니로부터 얼마나 멀리 떨어져 돌아 다닐수 있는 지를 관찰하였다. 연령의 증가에 따라 아이들이 자기 어머니를 멀리 떠날 수 있었던 거리는 현저하게 증가하였다. 1세 아동들은 평균 6.9m의 거리에 머물렀지만 2세 아동들은 15.1m3세 아동들은 17.3m, 4세 아동들은 평균 20.6m나 떨어질 수 있었다.
어머니로부터 멀리 떨어질 수 있었던 거리는 연령의 증가에 따라 거의 직선적으로 증가하였다.그리고 10개월된 아기들을 대상으로 이루어진 유사한 연구에서도 재미있는 결과를 얻었다. 아이들은 우리가 생각하고 있는 것과는 달리 아주 어릴 적부터 어머니로부터 떠나 세상을 혼자서 탐색하려는 경향을 나타냈다. 그리고, 어머니로부터 좀 멀어졌다 싶으면 곧 다시 달려와 자신의 안전을확인하는 일을 반복하곤 하였는데 어떤 아기는 10분 동안 13번이나 이런 일을 되풀이 하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또 한편 어머니와 떨어져 혼자 머무는 시간도 연령의 증가와 함께 늘어났으며 주변에 장난감이나놀이 도구가 있을 때에는 어머니 곁을 떠나 혼자 머무는 시간이 월등히 증가되었다.
이상의 연구에서 발견된 중요한 사실은 첫째, 아동들은 안전을 보장해 주는 든든한 기지를확보하려고 노력하는 반면, 이로부터 독립하여 떠나려는 강한 경향을 아주 어릴 때부터 나타내며, 둘째로 이러한 현상은 연령의 증가와 함께 더욱 강해진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사실이 자녀 양육에 주는 시사점은 너무 어려 아무것도 모른다는 생각으로자녀들을 무조건 도와주고 보호하려는 그릇된 태도를 버리고 아주 일찍이 자녀들이 자율성과 독립심을 길러주는데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것이다.
자녀가 하는 일마다 미숙하고 위험스럽고 딱하고 불안하여 그저 품안에 안고서야 안심하는 과잉보호의 태도는 자녀의 자율성과 독립심을 기르는데 크게 방해가 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과잉보호는결국 자녀로 하여금 연령만큼 성장하지 못하고 몸뚱아리만 커다란 어린 아이로 남게 하여 영원히 홀로 설 수 없는 기형아를 만들 뿐이 아닌가 생각된다.
이제 우리의 주제로 돌아가 자율성과 독립심이 무엇인지 정의해 보기로 하자. 자율이란 말은 다른 것에 제약받지 않고 스스로의 행위를 제어하는 일. 그리고 독립심이란 다른 것에굴복 또는 의존하지 않는 일이라고 국어 대사전에서는 정의하고 있다 다시 말하면 자율성또는 독립심이란 다른 사람에 의존하지 않고 자기 일을 스스로 결정하고 행동하는 성격적특성을 일컫는 말이다.
본고에서는 왜 자율성과 독립심을 자녀들에게 길러 줄 필요가 있는지 아주 어릴 적부터 나타나는부모를 떠나 세상을 스스로 탐색하려는 경향은 어떻게 발전해 가고 있는지 그리고 자율성과 독립심을 길러주려면 부모는 무엇을 언제 어떻게 지도해야 하는지 등에 관하여 간략히 살펴 보기로 한다.
2. 왜 자율성과 독립심을 길러주어야 하나?
자율성과 독립심을 우리는 '다른 사람에게 의존하지 않고 스스로 자기 일을 결정하고 행동하는 성격적 특성'으로 정의하였다. 정말로 우리 아이가 자기 할 일을 스스로 알아서 결정하고 행동해 준다면 얼마나 좋을까? 항상 일일이 챙겨주고 잔소리를 하지 않으면 아무 것도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우리 아이가 원망스럽기만 하다. 그런데 도대체 우리는왜 자녀들에게 자율성과 독립심을 길러 주어야 한다고 생각하는가? 그런 것이 왜 필요한가?
먼저 그 이유를 몇가지 생각해 보기로 하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