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자살, 미리 막을 수는 없는가/홍강의

  1. 청소년 자살, 최근 왜 갑자기 증가하는가?

교육부가 몇 년 전 국회에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에 의하면, 전국의 초 중 고등학교에서무두 94명의 학생(초등학생 4명, 중학생28명, 고등학생 72명)이 목숨을 끊었다고 한다.

최근 YMCA 청소년 상담실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여학생 81.9%, 남학생 62.6%가 자살 충동을 느껴본 경험이 있다고 응답하고 있다.더욱 놀라운 것은 근래 신문지상에 보도되는10대의 자살 사례들을 보면 많은 경우 자살과 같은 극단적인 행동을 하게 할만한 상황이 아닌 듯 하기 때문에 더욱 충격적이기도 하다.

이처럼 소아청소년 특히 15세 이후의 자살이 증가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몇가지 요인들을 살펴보자.

첫째청소년기란 신체적, 정서적 및 지적 변화가 가장 빠른 시기이면 격동의 시기이다.그래서 그 자체가 스트레스가 되고 있고 어려움의 시기가 된다.사춘기의 신체변화는 누구에게나 일어나는 보편적 현상이긴 하지만 변화를 경험하는 청소년들은 매우 당황하고 불안해 한다.또한 성호르몬의 급증에 따라 성욕과 공격성이 사춘기에는 절정에 이르고, 감정의 기복이 심하게 나타난다.지적인 면에서는 나름대로의 논리적 사고가 가능해져 기존의 가치나 규범에 도전하게 된다.소위 세대간의 갈등으로 점점 반항적이 되고, 부모 혹은 기성세대가 그들을 이해하지 못한다고 생각한다.부모로부터의 심리적인 독립은 여러 가지 어려움을 가져온다.청소년은 아동도 아니고 성인도 아닌 상태에 있으므로 아동과 같이 의존적일 수도 없고 그렇다고 독립적인 생활을 할 수 있는 처지에 있지도 않다.이들은 부모로부터 독립을 추구하는 반면에 부모나 성인들의 사랑과 관심을 기대하고 또 필요로 하는 존재이다.매우 갈등적 위치에 있는 청소년은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 헤매고 갈등한다.청소년기의 궁극적인 과업은 새로운 자아 정체감을 이루는 것이다.

즉 나는 누구인가, 또 거대한 사회에서 나의 위치는 어디인가에 대한 느낌을 확립하는 것이다.이 시기의 위기는 정체감을 형성하느냐 아니면 역할 혼미에 빠지느냐에서 온다.청소년들은 자신이 누구인가에 관한 확신을 갖고 있지 못하기 때문에 또래 집단에 동일시하려는 경향이 어느 시기보다도 강하다.그러므로 또래 집단에 속하지 못할 경우 심한 소외감을 느끼기도 한다.이상의 청소년 발달 과업과 관련되어 생기는 갈등과 스트레스는 15세 이후 청소년의 자살 위험률을 높인다.

                              

둘째청소년 자살은 정신장애의 증가와 관계가 깊다.최근 중 고등학생 중 정신장애가31%라는 보고가 있다.이들에게 정신장애가 날로 증가하며 특히 우울증의 증가는 자살의 증가를 가져온다.

셋째우리나라 청소년들은 일류 학교에 가기 위하여 치열한 학업 및 입시경쟁에서 오는 이중 삼중의 고통을 겪고 있다.중 고등학생의 가장 큰 스트레스와 걱정은 성적이고 장래 문제와 관련된 공부문제이다.입시실패는 곧바로 인생실패로 간주된다.

넷째최근들어 가족간의 유대가 느슨해지는 사회적 환경의 변화 속에 가정은 청소년에 대한 지지체계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

다섯째자살을 보는 태도의 변화가 청소년의 자살을 부추기고 있다.텔레비전이나 기타 대중매체를 통해 자살이 상세히 보고되거나, 자살이 미화되고, 문제해결방법으로 부각시키는 경향은 자살 충동을 높인다.

여섯째자살방법(약물, 총기, 고층건물 등)의 용이함이 청소년의 자살을 증가시킨다.